우리 소비재 기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무덤인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려면 중국 시장의 네 가지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KOTRA가 발간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동향과 진출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네 가지 특징은 거대한 시장규모, 빠른 성장 속도, 정부 육성정책, 글로벌 플랫폼의 약세로 요약된다.
먼저 2위인 미국보다 3.3배 큰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미국과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는 지난 2016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판매규모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격차가 65억달러까지 커졌다. 올해 광군제 판매액은 383억달러로 작년보다 25.7% 늘었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육성정책이 뒷밤침했다. 중국 정부는 모바일 결제 허용, 국제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시범구 선정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글로벌 플랫폼의 무덤이기도 하다. 아마존, 이베이 등이 모두 중국에서 고배를 마셨다. 보고서는 외국계 플랫폼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중국 시장의 특성을 경시해 현지화에 실패했고 중국식 결제 시스템이 미비했으며 중국 기업 특유의 점유율 우선 전략에 밀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OTRA는 우리 기업들에 ‘순차적 진출 전략’을 제안했다. 1단계로 파워셀러에게 납품하면서 진출 거점을 마련한 뒤 2단계로 확대·심화하는 전략이다.
1단계는 타오바오나 웨이뎬 등 대표 개방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타오바오는 회원수가 7억명이고 웨이뎬은 10억명이 넘는다. 중국 소비자는 주로 두 군데서 상품을 검색하고 리뷰를 보면서 트렌드를 좇는다. 실적을 쌓고 존재를 알렸으면 2단계로 심화·세분화가 필요하다. 전문몰, 지역몰 등 다양한 플랫폼을 공략하면서 자체몰을 구축하는 시도까지 해볼 수 있다.
김상묵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형태가 다양하고 변화가 빠르다”며 “우리 기업은 자금 여력과 제품 경쟁력을 고루 고려해 진출 목표를 수립하고 마케팅 수단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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