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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강소기업 나야 나’…대국민 공개 심사 열렸다

20분 발표, 질의응답에 긴장감 흘러

최종선정 기업에 5년간 182억 지원

5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강소기업 100 대국민 공개 심사’에서 선정심의위원들과 국민심사배심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현재 이 시장은 미국과 독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독과점한 상태입니다. 이번에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된다면 국내 시장은 물론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5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 100 대국민 공개 심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대표 등 80여명은 자사의 높은 기술력 등을 강조하며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되기 위한 각오와 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신산업과 연관성이 높고, 개발이 시급한 소부장 기술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전문 중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사업에 신청한 1,06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서면평가와 외부 전문가의 현장·기술평가, 심층평가 등을 거쳐 80개사를 선발했으며, 이들은 △기계금속 △기초화학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전기전자1 △전기전자2 등 7개 분과로 나뉘어 공개발표와 선정심의위원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신청기업 대표 등은 10분간 자사의 기술과 성장전략 등에 대해 발표했다.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발표시간이 각각 5분과 3분, 1분이 남을 때마다 종소리가 울려 긴장감을 더했다. ‘전기전자 1’ 분과에서 첫 발표를 맡은 오성진 데스틴파워 대표는 굳은 얼굴로 앞으로 나가 전력변환 시스템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반도체’ 분과에서 발표한 안두백 에이티아이 대표는 “얼마 전에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왜 지원자들이 긴장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그 심정을 알겠다”고 긴장 섞인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직접 만든 시제품을 선보이며 심의위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힘쓰기도 했다. 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는 “현재 휴대폰 터치패널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투명전극(ITO) 시장은 일본이 독과점한 상태로, 우리나라도 99.8%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쎄미시스코는 기존과 다르게 구리를 이용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시제품 개발에도 성공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제한 시간 안에 준비한 내용을 모두 전달하지는 못했다. 자동차 분과 방에서는 주어진 10분이 지나 사회자가 바로 발표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발표 후에는 심의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다시 10분간 이어졌다. 이들은 “업력이 긴 데 비해 영업이익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해외 기업과 비교할 때 특장점이 보이지 않는데, 그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현재 시제품을 만들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고, 발표자들은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아 영업이익이 비교적 낮다”거나 “이미 시제품은 만들었기 때문에 강소기업으로 선정된다면 양산화에 힘쓰겠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전기전자 1과의 선정심의위원으로 참석한 석상일 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는 “국내에 이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아서 새삼 놀랐다”며 “최종 선정은 이날 심의위원의 평가 외에도 그간의 서면·현장·기술·심층평가 등을 누적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는 국민심사배심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발표와 질의응답을 들은 뒤 해당 기업을 ‘상·중·하’ 등으로 평가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의 평가는 최종 선정에 반영된다. 국민심사배심원 자격으로 반도체 분과 기업들의 발표를 지켜본 강창구씨는 “현재 원자력연구원에서 반도체 센서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국내에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은지 알지 못했는데, 오늘 참석을 계기로 알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5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타워에서 개최된 강소기업 100 대국민 공개심사에서 박영선(오른쪽) 중기부 장관이 심사위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발표현장을 찾았다. 박 회장은 최종 기업을 선정하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선정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는 산업계, 학계, 연구계, 관계부처 등 45개 기관에서 추천받은 208명의 전문가 중 기술분야별 산·학·연 최고 권위자 32명으로 구성했다. 박 회장은 “이번 지원이 파격적으로 5년간 이뤄지기 때문에 열의가 대단한 것 같다”며 “이번 지원을 계기로 소부장 육성 필요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국가의 역량을 모으는 엑셀러레이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현장에 직접 와서 보니까 국민 배심원단을 포함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며 “(최종선정된 기업에는) 앞으로 5년간 182억원이 연도별로 지급되는데, 잘 쓰이는지 사후관리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연하·이수민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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