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류준우 보맵 대표는 해외 출장이 잦아졌다. 내년 첫 해외 법인인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류 대표는 “우선 동남아시아 허브 역할을 할 싱가포르 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태국·베트남 등 각국 현지파트너와 공동 출자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생활밀착형 보험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국가별로 파트너의 니즈에 따라 사업 모델은 달라지겠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보험 플랫폼,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보맵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손해보험기업 처브그룹의 태국법인 ‘처브태국’과 비대면보험 상품개발, 공동마케팅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태국의 보험 시장 규모는 여전히 한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로서는 글로벌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보맵에 태국 시장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현지화하는 테스트베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보맵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주고 있다. 류 대표는 “동남아시아 현지 법인을 이끄는 외국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 상당수가 한국 법인 CEO 출신이거나 임원인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 탄생한 인슈어테크라는 설명만으로도 상당한 신뢰를 받는다”며 “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성장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향후 유럽이나 미국 등의 보험 본고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을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으면서 투자금 확보도 시급해졌다. 최근 류 대표가 다양한 투자자들과 접촉하며 회사의 성장 방향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류 대표는 “보맵에 필요한 건 글로벌 사업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A투자는 롯데액셀러레이터·KB인베스트먼트·DS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들로부터 받았지만 후속 투자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 펀드나 기관에서 받으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맵이 보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흔히 듣는 조언이 “뱅크샐러드나 토스처럼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류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류 대표의 원칙이다. 그는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할 때까지는 보험이 이렇게 깊이 있는 지식과 이해가 필요한 상품인지 알지 못했다”며 “보험 분야의 퍼스트무버로서 보맵은 헬스케어 데이터 등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접목한 보험으로 이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보험 시장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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