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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달' 매력에 글로벌 거인도 반했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품다]

'우아DH아시아' 합작사 세워

김봉진 대표 亞공략 선봉에

치열해지는 국내시장 벗어나

장기적 윈윈전략 통할지 관심

공정위 "경쟁제한 여부 따질것"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K뷰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면 이제는 ‘K배달’의 경쟁력에 글로벌 업체가 주목했다. 글로벌 배달 거인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할 적임자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를 지목한 것이다. 국내 배달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이미 국내 시장에서 DH가 이끄는 요기요와 경쟁해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점, 배달의민족의 사업 확장성이라면 아시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DH는 미국 그럽허브, 영국 저스트잇 등과 함께 글로벌 음식 배달 업계의 거물로 꼽힌다.

◇글로벌 거물도 탐낸 경쟁력 뭐길래=배달의민족은 지난 2010년 음식 배달 전단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배달은 곧 전화’라는 공식을 깼다. 창업 7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DH의 구미를 당긴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은 사업 확장성이다. DH는 글로벌자본인 자신들이 요기요를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했지만 배달의민족에 1위를 탈환하지 못한 것 외에 배달의민족의 상황 적응력을 높이 샀다.

배달의민족의 배달에서 한발 더 나간 비대면, 서빙·배달 로봇을 앞세운 푸드테크 서비스에도 가산점을 줬다. 배달의민족은 일부 매장에 ‘배민오더’ 시스템을 도입해 레스토랑에 방문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과 주문 및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대기업 중심의 로봇 시장에 외식업체 최초로 도전장을 낸 것도 배달의민족이었다. 국내에서 피자헛 등의 서빙 로봇에 이어 외식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국내 배달 시장에서의 위기감=DH와 배달의민족이 인수합병(M&A)으로 연합작전에 나선 것은 국내 배달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 국내 배달 시장은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이 시장을 개척해 1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했지만 커진 시장에 대기업의 자본력은 위협 요소로 남아 있다. 새벽 배송 시장이 마켓컬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각 대기업의 각축장이 된 것과 같이 배달 시장 역시 자본력 앞에서 취약한 구조다. 강력한 플랫폼과 자본을 무기로 추격에 나선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과 온라인 유통업계로서는 이번 합병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의 공격에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위기감도 이번 인수합병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DH가 결국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서 배달 앱 횡포 심화, 산업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양사는 기존 서비스의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600억원 규모의 혁신기금을 조성해 푸드테크 벤처 육성과 음식점의 해외 진출, 라이더의 복지 향상 등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요기요’ 점유율 90% 육박…공정위 심사가 핵심 관문=배달의민족이 DH에 인수되면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1·2·3위 업체가 모두 DH 아래 들어가는 만큼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핵심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합병으로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다. 요기요를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출도 적어도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사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한다. 두 기업이 M&A를 할 경우 직전 연도 매출액이 각각 3,000억원과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배달의민족과 DH(요기요·배달통) 국내 합산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공정위 심사가 이번 M&A의 핵심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사가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염두에 두고 이번 M&A를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해외 시장의 경우 배달의민족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현지에서의 경쟁 제한 이슈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면적으로는 인수합병…장기적 윈윈전략=배달의민족으로서는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진출이 생존과제가 됐고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DH는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계 거대 자본을 앞세운 그랩·우버이츠를 따라잡을 노하우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이번 합병이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하는 것은 배달의민족과 DH가 50대50 지분으로 합작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한 것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으로서 최대주주이자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김 대표가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DH는 40여개국에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선두 업체지만 유독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말레이시아=그랩, 인도네시아=고젝’과 같은 공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그랩·우버이츠·고젝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과 우버이츠도 모두 국내 시장처럼 일본계 거대 자본이 투자한 업체들이다.
/김보리기자 세종=한재영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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