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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스타즈IR] GC녹십자, 독감백신·희귀질환치료제 국내 1위 넘어 해외로

4가 독감백신 범미보건기구 첫 공급

美법인 세워 대상포진백신 임상1상

헌터라제·그린진에프 中허가 신청

희귀의약품 시장 공략도 본격화





‘백신’과 ‘혈액제제’ 분야의 국내 1위 업체인 GC녹십자(006280)가 올해 범미보건기구(PAHO·WHO산하조직)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처음으로 4가 독감백신 수주에 성공하는 등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GC녹십자는 혈액학 및 면역학 분야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 신약개발과 연구개발 시설의 현지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줄곧 국내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GC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3가에서 4가로 독감백신 세대교체를 이끌었고, 국내 제조사 중 유일하게 4가 독감백신의 접종 가능 연령대를 영유아(생후 6개월 이상 만 3세 미만)까지 확대했다.

GC녹십자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독감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해 PAHO 입찰 자격을 확보한 후 눈에 띄는 수주성과를 내왔다. PAHO 시장에서 지난 4월 3,570만 달러(약 403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는 등 지난 6년간 PAHO 독감백신 입찰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해왔다.

특히, 올해 PAHO 남반구 입찰부터 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이 PAHO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됐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전체 수주금액(3,570만 달러)중 4가 독감백신 비중은 20%에 달한다. 3가 독감백신 입찰이 대부분인 국제조달시장에서 국산 4가 독감백신의 점유율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의 4가 독감 백신 비중이 늘면서 독감백신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내년 PAHO 수출 물량 중 4가 독감 백신 비중이 확대되거나, 국내 예방접종사업으로 4가 독감백신이 포함될 경우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의약품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직접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첫 프리미엄 백신 개발 과제이자 차세대 대상포진백신 ‘CRV-101’의 미국 현지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백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가장 선진화된 기준을 적용해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미국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시장 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GC녹십자가 현지에 별도 법인을 세운 것은 외부와의 협력이나 투자 유치가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큐레보는 백신 임상개발 경험이 풍부한 미국 현지 연구기관인 이드리(IDRI)와의 협업을 통해 최근 유의미한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 결과로 제품 가치나 외부 관심이 상승해 좋은 협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대규모 후기 임상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올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와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중국 희귀의약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나갈 계획이다. 두 치료제 모두 내년 중 중국 허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헌터라제의 품목허가 신청에 이어, 9월에는 헌터라제가 NMP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NMPA는 치료제가 없거나 치료가 긴급히 필요한 분야의 혁신의약품과 희귀질환 치료제 등의 심사기간 단축을 위해 우선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등 중화권 지역에는 아직 허가 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없다.

헌터증후군은 남아 15만여 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지만, 중화권 국가인 대만에서는 약 5만~9만여 명 중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발생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NMPA는 지난해부터 희귀질환 관리 목록에 헌터증후군을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5월 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그린진에프는 지난 2010년 GC녹십자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치료제이다. GC녹십자는 20년이 넘는 중국 혈액제제 사업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 등 다양한 역량을 토대로 성장 잠재성이 큰 중국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시장 진출에 집중해왔다. 회사 측은 “중국법인인 GC차이나(GC China)가 혈장 유래 A형 혈우병치료제의 판매를 통해 쌓은 시장 지배력이 그린진에프의 안정적인 중국 시장 안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내 전체 환자 중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가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과 중국 혈우병치료제 시장이 유전자재조합 제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그린진에프와 같은 치료제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중국의 혈우병치료제 시장 규모가 2019년 3억3,000만달러 수준에서 2022년 4억4,000만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린진에프·헌터라제 중국 출시로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GC녹십자의 성장률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연간 수출 부문 매출액은 올해보다 44.1% 증가한 3,147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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