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키즈카페 운영 기업인 플레이타임그룹이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 흥행에 성공할 경우 1세대 사모펀드(PEF)인 H&Q코리아도 ‘명가’ 재건의 발판을 다질 수 있게 된다.
17일 사모펀드업계에 따르면 H&Q코리아는 18일 플레이타임그룹 매각과 관련 예비입찰을 시작한다. H&Q코리아는 지난 9월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뒤 매각 작업을 준비해 왔다.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15곳가량이 투자설명문(IM)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이타임그룹은 지난 2001년 설립된 놀이시설 및 제작 기업이다. 플레이타임과 챔피언, 애플트리, 상상스케치, 똑똑블럭, 베이비엔젤스 등의 브랜드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국내 1위 사업자다. H&Q코리아는 2015년 지분 70%를 460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 잔여지분 30%를 추가로 매입했다. H&Q 인수 이후 189억원(2015년)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460억원(2018년)원까지 커졌다. 대형마트 등에 입점했던 전략이 주효했다.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30억원에 불과했던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10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90억원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가격은 예비입찰의 흥행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영실업 등 완구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적은 있지만 키즈카페는 처음이다. 홍콩 사모펀드인 PAG가 보유하고 있던 영실업은 지난 10월 국내 교육업체인 미래엔이 2,000억원대에 인수한 바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키즈산업의 국내 1위 업체 매물인데다, 이미 15곳가량의 국내외 투자자가 관심을 보고 있는 만큼 예비입찰이 흥행과 함께 몸값이 뛸 가능성이 높다.
매각가격이 1,500~2,000억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27조원에 불과했던 키즈산업은 2017년 40조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 1,130개였던 전국 키즈카페 수도 지난해 2,300개까지 수가 늘어 있다.
매각이 흥행할 경우 H&Q코리아는 ‘명가’ 재건의 발판도 마련한다. H&Q코리아는 2005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발맞춰 1세대 사모펀드로 출발한 뒤 KS넷을 비롯해 만도·현진소재·용현BM·대한유화공업 등에 대한 투자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에스콰이어(현 이에프시) 등의 2호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실패로 쓴맛을 봤다.
2013년 조성한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첫 경영권 인수(바이아웃·buy-out) 투자인 플레이타임그룹 매각에 성공하면 6,000억원을 목표로 진행 중인 4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조성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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