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설전을 벌이며 막판까지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쿠데타 기도’로 몰아세우며 미국 국민이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의 왜곡과 권한 남용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탄핵에 대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부드럽게 표현해서 ‘0’만큼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이 “터무니없다”며 “편지 전체를 보지지는 못했지만 핵심은 봤다. 정말로 역겹다”고 쏘아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또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일 하원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2개 탄핵소추안을 승인하는 투표를 함으로써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엄숙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당의 모든 하원의원에게 본회의 출석을 촉구하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공식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하원 운영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 관련 찬반 토론과 표결 방식 등을 논의했다. 탄핵소추안 작성을 담당한 법사위의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대통령의 계속된 행동은 미국 민주주의에 분명히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우리는 이런 위법행위가 지나가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그 콜린스 공화당 의원은 민주당이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어 탄핵을 추진한다면서 이를 불공정한 당파적 노력이라고 비판한 뒤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후7시30분 현재 2개 탄핵소추안 중 최소한 하나에라도 찬성하는 하원의원이 218명, 반대는 19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석 4명을 제외한 재적 431명 중 의결 정족수인 216명을 이미 넘어선 만큼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상원에서는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탄핵안이 통과된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부결 전망이 일반적이다. 하원은 18일 오후6시(한국시각 19일 오전8시)께 탄핵안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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