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CS)가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올려 잡았다.
CS는 19일 서울 소공동 본사에서 ‘2020년 한국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를 열고 “내년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 상단을 2,100포인트에서 2,3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코스피 내 주요 업종의 매출 및 마진 개선이 전망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9월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 대상 국가 중 최선호 국가에 올라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정유·화학 등 코스피 내 비중이 높은 섹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상향하는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영업이익 하락률이 높았던 업종들의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전체 지수 역시 상승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지훈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금융 및 전략 담당 부문장은 “코스피 비중의 3분의1 수준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경우 사이클이 개선 초입에 접어들었다”며 “반도체나 IT 이외에 코스피 내 기여도가 7~8%에 가까운 정유·화학이나 자동차 업종 역시 영업이익이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내년 한국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업종으로 IT·자동차 및 부품·정유·소프트웨어(인터넷)를 꼽았다.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5세대(5G)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IT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 역시 내년 신차 출시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정유·화학 부문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력한 환경규제인 ‘IMO 2020’ 실행에 따른 디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화학 업종보다는 정유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추천했다. 네이버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역시 추천 업종으로 분류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 지수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일부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더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1월 10배 미만 수준을 유지했던 코스피 PER이 최근 18배를 넘어서면서 고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본부장은 “코스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PER이 많이 올라와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비싸 보이는 것일 뿐 반도체를 제외한 PER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등 한국 증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기 순응성이 높은 종목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라가면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면서도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될 경우 금융이나 철강 등 원자재 업종은 일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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