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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눈치껏 내놔야 하나" 다주택 금융기관장 전전긍긍

두 채 이상 보유자 5명 달해

'은성수 신호탄'에 처신 부담

"업무 위해 불가피" 토로도





청와대에 이어 정부와 국회까지 다주택 고위공직자에게 주택 처분을 권고하면서 공직사회와 정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의 권고조치 하루 만에 세종시 아파트를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다주택 금융기관장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업무상 이유로 주택을 정리하기 어렵다는 반박 의견도 나온다.

19일 서울경제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자료를 집계한 결과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정책금융기관장은 5명에 달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서울 동자동 아파트와 서울 내수동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서울 방배동 아파트와 전남 여수의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용인 성복동 아파트와 서울 서초동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다. 이승철 한국자금중개 사장은 부산 금곡동 아파트와 서울 연희동 오피스텔, 세종 다정동 아파트 등 주택 세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20일 취임하는 문성유 신임 캠코 사장도 서울 서초동과 세종 아름동 아파트 두 채와 제주 용담동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다.



은 위원장이 장관급 중 처음으로 주택 처분에 나서면서 이들 기관장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기관이 서울에 위치해 세종이나 부산 등의 지역에 있는 주택은 업무상으로도 이용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먼저 처분계획이 나오면서 금융기관장들도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청와대의 권유는 금융권 후임 인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정계도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은 대체로 지역구 관리를 위해 지역구와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오가며 생활해 2주택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지방에 지역구를 둔 한 재선의원은 “최근 청와대의 분위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한 발언 같은데 개인적으로 의원들이 서약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역구 관리를 위해 부득이한 측면이 있는데 만약 현실화한다면 당장 처리하기도 힘든 상황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시간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대부분 집을 처리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 같다”며 “만약 이 같은 기조가 점점 확대된다면 압박감을 느끼는 의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지윤·하정연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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