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에너지부는 19일(현지시간) 한수원을 비롯해 러시아의 로사톰, 중국의 국영 원전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 등 3개 사를 벨레네 원전 건설사업의 전략적 투자자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의 프라마톰과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등 2개사를 기기 공급 사업자 후보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테메누즈카 페트코바 불가리아 에너지 장관은 “후보로 선정된 기업들은 원자력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들”이라며 “이들의 경험과 재정적 안정성, 신용 등급 등을 근거로 후보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에너지부는 다음 달 말까지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속력 있는 제안서’(Binding Offer)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후 한수원 등 3개 전략적 투자자 후보들은 6개월 내로 구속력 있는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불가리아는 구소련이 1991년 다뉴브강변 코즐로두이에 건설한 2,000MW(메가와트)급 원자력발전소 1기를 운영 중이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전체 전력량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
코즐로두이 원전의 설계 수명은 30년으로 오는 2021년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불가리아는 마땅한 대체 수단이 없어 코즐로두이 원전을 10년 더 가동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가리아는 다뉴브강변 벨레네에 2,000MW 규모의 제2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업 규모는 약 100억 유로(약 13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불가리아 내 전력 수요가 크지 않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수차례 무산됐다. 2012년에는 러시아 로사톰과 제2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했으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압박에 계약을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불가리아 정부는 로사톰에 위약금으로 6억100만 유로(약 8,050억원)를 배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불가리아는 벨레네 건설 사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전략적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지난 8월 마감된 입찰에는 한수원·로사톰·CNNC 등 전략적 투자자 후보로 선정된 3개 기업을 비롯해 불가리아, 체코, 독일의 중소업체와 컨소시엄 등 7개 업체가 뛰어들어 경쟁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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