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빌딩 거래가는 최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연일 상승하고 있다. 강남N타워가 3.3㎡당 2,925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삼성물산 서초사옥이 사상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을 넘으면서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테헤란로 오피스 시장과 달리 리테일 시장은 얼어붙어 있다. 테헤란로 대로변 1층에도 공실이 넘쳐나고 장기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곳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요즘 테헤란로 대로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임차인이 분양홍보관이라는 점도 테헤란로 리테일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분양홍보관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지만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단기간만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임차인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테헤란로를 대표하는 대형 오피스 강남파이낸스센터(GFC)의 리테일도 예외는 아니다. 워낙 큰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주중 낮 장사는 큰 걱정이 없지만 주중 저녁과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뚝 떨어진다. 이 때문에 최근 GFC는 1층에 ‘최인아 책방’을 유치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GFC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최혁열 CBRE코리아 과장은 “쇼핑몰이 아닌 오피스 아케이드가 주말에는 큰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이후 주중 저녁까지 타격을 받고 있어 실제 운영 가능한 시간이 주중 점심으로 대폭 축소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GFC에 복합문화시설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중 저녁이나 주말에 테헤란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테헤란로의 오피스와 리테일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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