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불완전판매를 근절하는 한편 소비자보호를 통한 신뢰도 회복을 하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 은행들이 자율 결의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미소금융 참여 결의를 다진 이후 10년 만이다.
은행연합회와 사원사인 18개 시중은행은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소비자 신뢰회복과 고객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에 은행을 통한 자산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인해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자리에는 KDB산업은행·농협은행·신한은행, 우리은행, SC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씨티은행, 수협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의 은행장과 임원이 참석했다.
우선 은행장들은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을 통해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 수익률 등 고객 가치 관련 항목을 반영하고 소비자보호 관련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소비자를 최우선에 둔다는 방침이다. 은행 사모펀드와 신탁을 통한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상품 위원회와 소비자 보호기구에 사전 의결하기로 했다.
DLF문제로 불거졌던 불환전판매 근절을 위해 소비자 보호 절차도 강화할 예정이다. 핵심설명서를 교부하고 판매직원을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하는 등 내부 기준도 마련한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이 예·적금 뿐만 아니라 신탁·펀드 등을 통한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고 은행 공동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날 발표한 사항을 내규에 반영해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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