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국산 생대구가 고등과 갈치를 제치고 대세 수산물로 떠올랐다. 오징어 배들이 대구 잡이에 나서면서 가격이 떨어지자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이마트는 이달 생대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며 처음으로 고등어와 갈치를 넘어섰다고 23일 밝혔다. 이처럼 생대구 인기가 이어지자 이마트와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오는 26일부터 국산 생대구(왕 사이즈·2.5~3㎏)를 2만3,800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2만9,800원이던 지난 12월보다 25% 가량 저렴한 가격이며 100g 당으로 환산하면 880원 수준에 불과하다.
입이 커서 대구(大口) 불리는 생대구는 맛이 담백하고 영양이 풍부해 겨울철 생선의 왕으로 통하지만 그동안 어획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 서민들이 자주 접하기 어려웠다. 이마트 이상훈 수산 바이어는 “산란 전인 12월은 가장 살이 통통하며 영양가가 높은 시기”라며 “대구 풍어인 올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생대구를 맛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국산 생대구가 잘 팔리는 이유는 생대구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생대구 어획량은 오징어를 잡던 서해안 자망 선박이 대구잡이로 돌아서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0월 대구 어획량은 1,679톤으로 지난해 10월 어획량 917톤에 비교해 약 83% 늘었다. 어획량이 늘자 가격 하락했다. 서해안 생대구 대표 경매장인 보령수협에 따르면 올해 11월 생대구 위판가는 10㎏ 한 박스당 2만4,500원으로 지난해 11월 3만6,700원 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마트에서 대구 판매가 늘었다. 11월 이마트 생대구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대비 30% 가량 신장했고 12월 들어 날이 추워지자 1~18일 판매 신장률은 무려 150%를 기록했다. 트레이더스 역시 11월과 12월 모두 40% 이상 생대구 판매가 늘었다.
이 결과 12월 이마트 생(生) 수산물 중 역대 처음으로 생대구가 ‘국민생선’으로 불리는 생갈치, 생고등어보다 많이 팔렸다. 지난해까지 생대구는 생 수산물 판매 순위에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생굴에 이어 2위에 오르며 3~5위인 생갈치, 생고등어, 생연어를 모조리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이마트 生 수산물 판매 순위
2019년 12월 | 2018년 12월 | |
1위 | 생굴 | 생굴 |
2위 | 생대구 | 생갈치 |
3위 | 생갈치 | 생연어 |
4위 | 생고등어 | 생고등어 |
5위 | 생연어 | 생오징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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