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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저하에 주민반발 '이중고'

■현실과 따로 노는 수소충전소

수소경제 진입 지연 우려

업계 "운영비 지원 절실"





정부가 전폭 지원한 국회 수소충전소조차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현실은 서울 시내 충전소 확대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충전소가 부족하면 수소차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충전소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도시 기준 등록차량이 가장 많은 서울시에서 수소차 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부가 공언한 수소경제 진입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충전소 업계는 서울에서 충전소 부지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지역에는 확보할 수 있는 부지 자체가 거의 없고 외곽으로 눈을 돌려도 지역 주민의 반발에 좌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입지 문제를 차치하고도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익성도 발목을 잡는다. 수소충전소 한 곳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억원 수준이다. 현재 서울시 충전소 일평균 충전차량이 50대, 1㎏당 마진이 1,30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총마진은 7,800만원 수준에 그친다. 1억원 이상의 적자가 매년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특례를 통해 접근성이 높은 곳에 부지를 확보했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회충전소다. 현행법상 상업지역과 주거지역·국공유지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불가능하지만 정부가 특례를 부여해 국회 부지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다른 곳보다 일평균 충전차량이 20대가량 많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노무비 1억8,000만원 탓에 연간 운영비는 3억2,200만원에 달한다. 마진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문희상(왼쪽 여섯번째)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충전차량이 급격히 늘어나기도 쉽지 않은 터라 업계의 고민은 특히 깊다. 국회 수소충전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서울시는 타 지역에 비해 주민 반발까지 커 부지 확보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충전소 설치가 지연될수록 수소차에 대한 불만도 커질 수 있는 만큼 평균 충전 대수가 40% 이상 늘어난다는 것은 희망 섞인 가정”이라고 했다.

실제 완성차 업계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소차 생산도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충전소가 부족하면 수소차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를 외면한 채 수소차 보급에만 치중하면 수소차 선호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소차와 수소충전소는 함께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며 “충전소가 부족한데도 지금 당장의 수요만 보고 생산량을 늘리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전소 업계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는 시점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수소 로드맵을 설계한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운영비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 등이 내년도부터 충전소 운영비 지원사업을 포함하려 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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