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암 발생 추세에 변동이 일고 있다. 암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폐암 환자는 증가세다. 이에 따라 한국인 3대암의 한 축이던 갑상선암은 4위로 밀려나고 폐암이 3위 자리를 꿰찼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오후4시 국가암관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결과를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체 암발생자 수는 23만2,255명으로 전년 대비 1,019명(0.4%) 증가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다. 이어 대장암·폐암·갑상선암·유방암·간암·전립선암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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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것은 위암과 대장암·갑상선암·간암 등의 발생자 수가 줄어든 반면 폐암 발생자 수가 대폭 증가해 전체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2017년 폐암 발생자 수는 2만6,985명으로 전년 대비 941명(3.6%)이나 늘었다. 담뱃값 인상 등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성인 흡연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25%였던 19세 이상 성인 흡연율은 꾸준히 하락해 2017년 21.1%까지 떨어졌다. 폐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대부분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의 5년 생존율(2010~2014년 기준)은 25.1%로 췌장암(10.5%)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다.
전문가들은 흡연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간접흡연과 미세먼지 등 외부환경이 영향을 미치며 폐암환자 중 비흡연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전체 폐암환자 중 비흡연자 비율은 1997년 23.5%였으나 2005년 28.9%, 2013년에는 37.9%로 각각 증가했다.
한편 이날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률은 282.8명으로 전년 대비 6.6명(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4%로 10년 전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고 암 진단 후 5년을 초과 생존한 환자 숫자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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