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접었다가 펼칠 수 있는 ‘폴더블폰’의 상용화 원년이었다.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래 직사각형 바(Bar) 형태가 대세가 된 이후 접는 폰으로의 큰 형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무려 12년 만이다. 특히 혁신을 이끈 중심엔 삼성전자(005930) 갤럭시폴드가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066570) 역시 자유롭게 붙였다가 떼어내는 디스플레이 ‘듀얼스크린’으로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는 올 한 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스마트폰이다. 당초 4월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스크린 결함 논란이 발생하며 수 개월간 보완 작업이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너무 급하게 출시하려 했다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막상 5개월 뒤인 지난 9월 갤럭시폴드가 국내에서 출시되자 비판은 찬사로 바뀌었다.
현재 갤럭시폴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잇따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중국에선 1만 9,999위안(약 332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한정판까지 5분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특히 판매 초기엔 개인간 거래 사이트에서 수 백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으로 폴더블폰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접는 폰’ 시장을 개척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V50 씽큐(ThinQ)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데 이어 하반기엔 V50S 씽큐를 출시해 전세계적으로 듀얼스크린을 확산시키고 있다. 듀얼스크린이 좋은 반응을 얻자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내년 중 5.6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접거나 펼치는 ‘서피스 듀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정보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0’에서 V60 씽큐와 새로운 듀얼스크린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부터 더 많은 폴더블폰이 등장해 본격적으로 ‘접는 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갤럭시 폴드의 전세계 판매량은 약 50만대 가량이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전세계 폴더블폰 판매량 전망은 320만대에 달한다. 1년 만에 6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시장이 성장하는 셈이다. 이후 △2021년 1,080만대 △2022년 2,740만대 △2023년 3,680만대까지 판매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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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전자는 내년 클램셸(조개껍질) 형태의 위·아래로 여닫는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토로라도 같은 방식의 레이저를 내년 1월 미국에 출시한다. 올해 중국에서 폴더블폰 메이트X를 출시한 화웨이는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20에서 후속제품 메이트XS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폰이 100만원대 중후반 가격으로 출시되고 폴더블폰만의 콘텐츠가 많아지면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3개 이상의 멀티 카메라도 본격화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플러스는 후면 3개,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후면 4개 카메라를 각각 탑재했다. 애플도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11프로·아이폰11프로맥스에 후면 3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폴더블폰으로 나타난 ‘혁신’ 이외에 올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집중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비용절감’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제조사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 물량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폰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부 제한된 모델에 한해 JDM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엔 프리미엄 기능을 탑재하면서 원가를 절감한 중저가폰 모델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경기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연 600만대 규모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던 하이퐁 캠퍼스를 평택의 프리미엄폰 물량까지 합해 연 1,100만대 생산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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