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전신 한국통신공사에서 민영화한 후 줄곧 ‘주인 없는 회사’로 곳곳에 치이는 수난을 겪었다. 지난 2008년 남중수 전 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중도 하차한 후 2009년 취임한 이석채 전 회장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후 황창규 회장까지 지난 10년간 임기를 채운 CEO가 없을 정도로 외풍에 시달려야 했다. 황 회장 역시 막판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자연스럽게 임기를 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4월부터 가동한 차기 회장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진행해 구 사장을 내정하면서 그간 불거진 CEO 리스크를 상당 부분 불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내부 사장 후보군을 육성한 뒤 외부 후보를 공모해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를 거쳐 최종 CEO를 선발하는 의사결정체계는 이번 차기 CEO 선임 과정의 가장 큰 성과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KT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차기 CEO 선임 과정에서 외풍을 차단하고 공정성 시비가 나지 않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모범적인 의사결정체계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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