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암 발생 추세에 변동이 일고 있다. 암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줄고 생존율도 높아졌지만 폐암 환자는 증가세다. 이에 따라 한국인 3대암의 한 축이던 갑상선암은 4위로 밀려나고 폐암이 3위 자리에 올랐다.
27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오후4시 국가암관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결과를 공개했다.
일단 암 관련 각종 지표들은 개선되고 있다. 암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암환자는 103만9,659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전체 암유병자의 55.7%를 차지한다. 암유병자는 암 확진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한 사람을 의미한다. 국가암등록통계 산출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지난해 1월 1일까지 생존이 확인된 암유병자는 187만명으로 국민의 3.6%에 달한다.
생존율도 올라가고 있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4%로 12년 전(2001∼2005년)보다 16.3%포인트(1.3배) 증가했다.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은 암환자 예후를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성별과 나이가 동일한 일반인 대비 암환자의 5년 뒤 생존 비율을 뜻한다. 100%이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높은 암종은 갑상선암(100.1%), 전립선암(94.1%), 유방암(93.2%)이었고, 낮은 암종은 간암(35.6%), 폐암(30.2%), 담낭 및 기타담도암(28.9%), 췌장암(12.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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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전체 암발생자 수는 23만2,255명으로 전년 대비 1,019명(0.4%) 증가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다. 이어 대장암·폐암·갑상선암·유방암·간암·전립선암 순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위암과 대장암·갑상선암·간암 등의 발생자 수가 줄어든 반면 폐암 발생자 수가 대폭 증가해 전체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2017년 폐암 발생자 수는 2만6,985명으로 전년 대비 941명(3.6%)이나 늘었다. 담뱃값 인상 등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성인 흡연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25%였던 19세 이상 성인 흡연율은 꾸준히 하락해 2017년 21.1%까지 떨어졌다. 폐암의 5년 생존율(2010~2014년 기준)은 25.1%로 췌장암(10.5%)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을 정도로 무서운 암종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꼽는 폐암환자 증가의 원인은 무엇일까. 흡연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간접흡연율이 높은데다 미세먼지 등 외부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전체 폐암환자 중 비흡연자 비율은 1997년 23.5%였으나 2005년 28.9%, 2013년에는 37.9%로 각각 증가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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