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치매를 유발하는 물질이 뇌에 적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지욱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은 2017년 55~90세 성인 411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위험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평생 하루 2잔 미만으로 커피를 마신 그룹(269명)과 하루 2잔 이상 커피를 마신 그룹(142명)으로 나눴다. 이후 양전자단층촬영(PE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Aβ)가 뇌에 침착된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평생 하루 2잔 이상 커피를 마신 그룹의 ‘대뇌 병적 베타 아밀로이드 참착 소견’은 17.6%였다. 반면 평생 하루 2잔 미만으로 커피를 마신 그룹에서는 27.1%가 대뇌 병적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소견을 보였다. 대뇌 병적 베타 아밀로이드 참착 소견은 치매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이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위험 기준을 넘었음을 의미한다. 나이와 평생인지활동, 흡연 및 음주 여부 등의 여러 변수들을 보정했더니 평생 하루 2잔 이상 커피를 마신 사람은 2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보다 대뇌 병적 아밀로이드 침착 위험도는 3분의 1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평생 마신 커피의 양 자체가 증가할수록 베타 아밀로이드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 마신 커피 양은 하루에 마신 커피 잔수에 섭취 기간을 곱해서 계산했다.
김 교수는 앞선 역학 연구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에 걸릴 위험이 65%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이 67% 정도 감소한다는 병리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동영 서울대병원 교수는 커피 섭취가 치매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도출해냈지만 “후속 연구를 진행해 커피의 어떤 성분이 예방 효과와 관련이 있는지 충분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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