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득대비 민간 부채 증가속도 '주의' 단계

韓신용갭 9월말기준 5.3%P

9년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져

하락세인 中과 신용갭 역전

3015A05 한국·중국 신용갭 추이 수정1

우리나라 민간 부문의 소득 대비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주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부채 문제가 지적돼온 중국은 하락세로 전환돼 우리나라와 신용갭이 역전됐다.

29일 BIS와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올해 9월 말 기준 5.3%포인트로 지난 2010년 6월 말(6.8%포인트)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신용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장기추세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측정하는 부채평가 지표다.

민간신용비율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빠를수록 갭이 벌어지는데, BIS는 이 지표를 활용해 국가별 신용 리스크 누적 정도를 평가한다. BIS 평가 기준에 따르면 신용갭이 10%p를 초과하면 ‘경보’ 단계, 2∼10%p 사이면 ‘주의’ 단계, 2%p 미만은 ‘보통’ 단계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2017년 12월 말(-2.4%포인트)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해 올해 6월 말(3.9%포인트)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9월 말에는 민간신용비율이 194.5%로 6월 말(192.1%) 대비 2.4%포인트 상승하면서 장기추세와의 격차가 더 커졌다.

민간신용비율 상승은 명목 소득 증가세에 비해 기업을 중심으로 빚 증가 속도가 빨라진 탓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민간신용비율은 2018년부터 상승세가 뚜렷해졌는데 이는 민간신용 증가율의 상승보다는 명목 GDP 증가율 둔화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둔화했는데도 민간신용 증가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은 기업신용의 증가 속도가 2017년 이후 빨라져 가계대출 속도 둔화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부채감축(디레버리징) 정책을 펼친 결과 신용갭을 크게 낮췄다. 중국의 신용갭은 2016년 3월 말 경보 단계인 23.5%포인트에 달했으나 하락세로 전환해 올해 6월 말 기준 1.5%포인트로 하락했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신용갭은 3.9%포인트였다. /백주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