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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률 하락에 디폴트 공포 확산…中경제 '악순환'

부동산 침체에 인프라 수요 식어

국유기업 자산수익률 3%대로 뚝

민영기업은 아예 파산 위기 몰려

올 회사채 디폴트 규모 23.2조

中, LPR 낮춰 돈 풀기 나섰지만

11월 CPI 4.5% 급등 '진퇴양난'





중국의 과도한 부채에 따른 기업파산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합의 1단계 타결로 무역전쟁의 충격은 줄겠지만 기업들의 수익률 저하에 따른 고질적인 금융 리스크는 더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정보제공 업체 CEIC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18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 국유기업의 자산수익률이 3.69%로 전년(4.32%)보다 무려 0.63%포인트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자산수익률은 2015~2016년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가 2017년 이후 4%대를 회복했지만 올 들어 다시 3%대로 내려앉았다. WSJ는 철강 등 건설수요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중국 국유기업들이 주택건설 축소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보조금으로 지탱해온 이들 국유기업은 이미 부채율도 높은 상태다. WSJ는 “주택 등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인프라 수요에 의존하는 중국 국유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합의도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부채 증가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 정부가 마구잡이 지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 정부가 무역합의로 경기하강을 일단 막았다고 생각하면 부양을 위해 부동산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기존 채무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국유기업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민영기업들은 파산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은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174개 회사채에서 디폴트가 발생한 가운데 총 규모는 1,394억위안(약 23조2,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채권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210억위안)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올해 디폴트 채권 중 90%는 민영기업에서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디폴트 규모가 내년에는 2,000억위안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중국 정부는 시장 금리를 낮춰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쉽게 해줄 계획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내년 1월부터 기존 대출기준금리 제도를 폐지하고 대출우대금리(LPR)를 변동금리 기준으로 삼는다고 28일 밝혔다. 8월부터 도입된 LPR은 12월 현재 4.15%로 대출기준금리(4.35%)보다 0.20%포인트 낮다.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를 시장화를 통해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통화팽창에 따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 대비 4.5%나 급등하는 등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도 진퇴양난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27일 베이징에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각 부처는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망 중소형 도시 전역 구축, 농산품 가격 안정, 고속도로 하이패스 도입 확대 등 민생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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