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0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민간의 역동성을 일으킬 파격적인 변화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경제·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 우리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한해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와 무역 1조 달러를 지켜냈고, 국가신용도, 고용 등에 있어 의미있는 거시지표를 얻은 것은 다행스럽다”면서도 “민간 부문의 활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고, 사회에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구조적 현안들을 치유하는 데에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저하’ 징후를 지적했다. “해외 연구소 발표(피터슨硏)를 보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 중 자수성가 기업인 비중은우리가 26%에 그쳐, 미국(71%), 중국(98%)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최근 3년 동안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MIT 발표) 중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는 우선적으로 수용하는 기조로 법을 바꾸고, 법이 어렵다면 시행령과 시행 규칙 수준에서라도 일을 벌일 수 있게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생태계의 메기’이자 ‘다음세대 창업주’인 벤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에는 정치에 매몰된 경제를 다시 돌아볼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박 회장은 “이제는 부디 정치권이 대립과 대결에서 벗어나 대승적 화합과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특히 새해는 21대 국회가 출범하게 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부합하는 ‘선진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의 삶에 온기가 퍼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힘써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역할도 주문했다. “거버넌스의 정점부터 혁신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전근대적인 업무방식을 바꿔 혁신역량을 한층 끌어 올리는 변화가 확산되면 좋겠다”며 “국민 정서에 부합하려는 자정 노력에 솔선해서 주위의 어려움을 살피고 한국 경제의 포용성 제고에도 기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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