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금융 부문을 개방하기로 했다”며 “이번 개방은 10여년 만에 최대 규모로 ‘빅뱅 개방’이라고 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증감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는 외국계 회사가 선물 및 보험 부문에서 100% 자회사를 중국 내에 설립할 수 있으며 이어 4월부터는 자산운용사·증권사에 대한 지분한도가 없어진다. 이들 금융시장 규모는 총 45조달러로 추정되는데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90억달러의 이익을 챙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은 무역전쟁 과정에서 불거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동시에 외국자본 유입을 통해 둔화하는 경제성장률을 만회하는 한편 자국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회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보험이다. 차이나라이프·핑안보험 등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보험시장에는 이미 프랑스의 악사생명보험과 독일의 알리안츠, 미국의 시그나, 영국의 스탠더드라이프애버딘 등이 출사표를 냈다. 선물·자산운용 부문은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이 작은데 이미 중국에는 150개의 선물회사, 130개의 증권사가 있지만 이들 자산 규모를 모두 합쳐도 골드만삭스 1곳과 비슷할 정도다.
다만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지분한도가 없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100%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은행 부문은 이미 지분한도가 없지만 외국계 은행 설립은 지지부진하다.
중국 금융당국은 자국 금융 업체들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 산업의 부진을 인식한 중국 정부가 자국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형 투자은행 설립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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