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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1,600억 밑지고 코웨이 되판 웅진…자금난 해결은 '첩첩산중'

넷마블 거래결렬 강수 1,100억 손실

인수금융·CB 갚으면 1,600억 남아

(주)웅진 차입금 1,562억 등 골머리





웅진(016880)그룹이 예상보다 1,100억원가량 낮은 금액에 코웨이를 되팔면서 그룹 자금난 해결에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코웨이 지분 확보에 들어간 1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600억원이나 밑지고 판 셈이다. 당장 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주)웅진의 회사채를 갚더라도 당분간 빚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 웅진씽크빅(095720)의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미상환 사채 총액은 1조5,749억원이다.

넷마블(251270)에 코웨이를 매각한 대금 1조7,400억원이 들어와도 웅진씽크빅이 손에 쥘 돈은 1,65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월 웅진그룹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 되사오면서 1조6,831억원을 지불했다.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1조1,000억원가량을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했고 3·4분기 현재 1조19억원이 장기차입금으로 남아 있다. 또 한국증권이 떠안은 5,000억원 전환사채(CB)도 당장 갚아야 한다. 단기차입금 730억원까지 감안하면 결국 여유자금은 1,6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이후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쓴 2,000억원을 감안하면 인수가격 대비 1,600억원이나 밑지고 팔았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3월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이내에서 코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한 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를 추가 확보했다. 이후 1.84%의 지분을 더 사들이는 데 들어간 금액까지 더하면 웅진그룹에서 코웨이 인수를 위해 들인 돈만 1조9,000억원가량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이 여러 이유로 인수 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며 “결렬이라는 강수 때문에 결국 웅진그룹도 매각 가격에 훨씬 밑도는 금액으로 코웨이를 처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장 코웨이 인수자금 마련에 동원된 (주)웅진 등 그룹의 유동성이 말라 있다는 점이다. 당장 2월에 740억원 규모의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주)웅진의 1년 만기 이하 단기 차입금 규모는 2,292억원에 달했다. 웅진씽크빅의 단기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남는 금액이 1,562억원에 이른다. 이 중 지난해 10월 웅진플레이도시 등 자회사의 주식 등을 담보로 OK캐피탈에서 빌린 운영자금만 1,050억원이다. 더욱이 (주)웅진은 3·4분기까지 연결제무표기준 40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더 이상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 이미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을 비롯해 신탁자산의 우선수익권과 거기에서 파생되는 구상권, 보험금 청구권, 정기예금 등 4,434억원 규모의 자산에 담보가 잡혀 있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웅진플레이도시가 팔리더라도 실제 웅진그룹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그룹이 코웨이에 욕심을 부리다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에 들어간 금액만 받고 팔았어도 자금난이 해결됐을 텐데 넷마블의 강수에 난감해진 결과가 됐다”며 “당분간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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