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에 참여한 경제전문가들은 10명 중 6명꼴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에 대해 D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절반 이상이 J노믹스를 낙제점이라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박한 평가를 내린 데 대해 ‘기대했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실과 괴리가 커 역효과가 나고 있다’ ‘경제성장동력 상실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정부가 몽상적 이론에서 벗어나 현장과 실물경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일침도 나왔다.
1일 경제전문가 100인의 설문결과를 보면 J노믹스의 점수를 D로 매긴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다. F도 15명이나 돼 둘을 합하면 59%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점수인 A를 준 전문가는 2%에 불과했다. 한 응답자는 “경제 현황 및 전망에 대한 객관적인 재평가 후 필요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노믹스를 이루는 3대 축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도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먼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65%나 D 이하(D 47%, F 18%)라고 응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4년 차를 맞도록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소득 격차를 좁히지도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주성이 경제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전문가는 “성장정책이 절실한 상황에서 분배 중심인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면 궁극적으로 분배 역시 악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전문가는 “민간 일자리파괴, 자본의 탈한국, 투자의 부진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의 혁신성장 역시 D 41%, F 11%로 전문가 절반이 넘게 D 이하를 매겼다. 규제는 여전히 기업 환경에 있어 거대한 산이다. 설문에 응한 한 전문가는 “기업 현장에 가보면 기업가 정신이 실종돼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시장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정부가 무게중심을 뒀던 공정경제도 C가 가장 많은 34%, D가 27%로 점수가 낮았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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