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다소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급격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이 총재는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신년 다과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고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이 예상돼 성장률과 물가 등 경제 지표가 지난해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 국내 경제규모가 커서 급격한 경기회복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는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큰 반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한국은 이미 경제규모 10위권이어서 반등의 폭이 미미하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질문에 답을 피하면서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외에 금융 기관 적격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다른 완화적 정책도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금리 인하의 여유가 있으므로 주된 통화정책 수단은 금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다른 국가들이 우리보다 앞서 저금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폈는데 부작용도 겪고 있으므로 효과적인 면에서 금리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시행된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정책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정책의 영향은 앞으로 주택수요를 보고 분석해야 해서 판단하기 이르다”며 “금융 규제가 있으니 가계 대출 수요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억제되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제성장률 2% 달성 전망에 관해서도 확실치 않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12월 실물지표를 이번주 주말부터 시작해서 다음주까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작년 수치인만큼 오히려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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