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과 금융투자 경험이 낮은데도 옵션·암호화폐처럼 고위험 투자에 더 열려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조 디지털 세대의 특성이 금융투자 행태에서도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통해 펴낸 ‘밀레니얼 세대와 86세대의 금융행동 이해’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21.3%는 고위험 투자상품인 선물·옵션·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성세대인 86세대의 보유 비중(11.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는 주 교수가 지난해 4월 밀레니얼 세대 300명과 86세대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이 세대는 이전 세대들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디지털을 통한 소통이 자연스러운 ‘원조 디지털 세대’로 꼽힌다. 현재 20~30대인 이들은 앞으로의 경제활동을 이끌어갈 세대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반대로 86세대는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대학을 다닌 1960년대 출생한 사람들을 뜻한다. 현재 50대로 소득수준이 가장 높고 사회적으로 의사 결정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86세대에 견줘 투자에 있어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또 소득 수준이 아직 낮고 재무 관리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도 전반적인 재무 설계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암호화폐를 필두로 한 디지털 투자 환경에 개방적이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금융생활에도 드러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쓴 주 교수는 “연령보다는 개인의 금융투자 경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아직 금융투자 경험이 부족한 밀레니얼 세대의 위험수용 성향이 86세대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는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개인화’ 서비스를 지향하는 금융사들도 미래 주요 금융 소비자층이 될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금융과 현금이 통용되지 않는 디지털 화폐 시대를 이끌어갈 세대”라며 “사회적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면 고객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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