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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우버보다 싸네" 터치 몇번으로 LA서 내차된 현대차

■LA서 만난 현대차 '카셰어링'

스마트폰 앱 접속해 차량 예약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弗내지만

택시·우버 요금 5분의 1 수준

이날 15대 중 12대 '사용중'

주말 이용률 예상보다 높아

현대자동차그룹 모션랩이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가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미국 2대 도시 로스엔젤레스(LA)의 중심 유니언스테이션. 4일(현지시간) 영화 ‘스피드’의 무대였던 역 승강장 옆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실험을 위해 LA에 설립한 전문 법인 모션랩(Moceanlab)의 전용 주차장이 설치돼 있다. 주차장에는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모션랩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LA는 미국 내에서도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LA시 주민들은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연평균 102시간을 교통체증으로 날려보낸다. 연간 245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과밀화된 교통망 탓에 LA시는 커다란 주차장이 돼버렸다. LA시와 LA교통국·LA메트로가 현대차그룹과 미래 교통실험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찾은 유니언스테이션은 미래 교통실험의 첫 발걸음을 뗀 곳이다. 모션랩은 유니언스테이션을 포함해 도심 내 4개 역의 환승주차장을 활용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환승역에서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미리 예약해놓은 모션랩 공유차량을 타고 목적지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와서 차를 반납한 뒤 돌아간다. 이달 중순 정식서비스 시작 전에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주말 이용률도 예상 밖이다. 전체 차량 15대 중 3대만 남았다.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는 “시범운영 중인데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며 “주중에는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모션랩이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카셰어링 서비스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가 현지 고객에게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직접 예약부터 탑승·주행까지 해봤다. 우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이용 가능한 차량이 나타난다. 차량을 터치하면 차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와 이동시간, 남은 연료 등이 표시된다. 선택해 예약을 하고 차로 가면 실물 키 없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으로 문을 열 수 있다. 가격도 싸다.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가 있지만 택시나 우버 요금이 약 60달러일 때 모션랩 공유차량 요금은 5분의1에 불과하다. 연료비도 모션랩에서 전액 부담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다. 하지만 모션랩의 실질적인 사업 시계는 올 3월에 맞춰져 있다. 차를 빌린 곳으로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 현재 1단계 서비스에서 올 3월쯤부터는 도심에 차를 두고 자유롭게 떠나는 ‘프리 플로팅’ 카셰어링을 시작할 계획이다. LA교통국과 협력해 다운타운(도심)의 노면 주차장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차량도 현재 15대에서 100대로 대거 늘린다. 연내에는 차량을 300대로 늘려 도심뿐 아니라 코리아타운과 할리우드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정헌택 현대차그룹 모빌리티담당실장(상무)은 “LA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라며 “하루아침에 미래 모빌리티 세계가 도래하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양한 실증사업을 전개해 혁신적 모빌리티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모션랩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미래에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 수집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뿐 아니라 향후 무(無)노선 버스를 실시간 수요에 맞게 운행하는 ‘모션 셔틀’, 교통약자인 노인들을 위한 ‘모션 헬스’, 이륜차를 대상으로 한 ‘모션 마이크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제시할 계획이다.

정 상무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진화하는 방향은 결국 지역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현지화’가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나 도시의 교통체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방식이며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진화적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LA시가 만든 도시 교통체계 개선 협의체인 ‘어반 무브먼트 랩스(UML)’에 올해부터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참여한다. 여기에는 LA메트로와 LA교통국,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차량공유 전문기업 리프트,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등도 참여하고 있다. 정 상무는 “LA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파트너와 협업하면서 전 세계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A=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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