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백화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이 증축을 진두지휘했던 강남점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일 점포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면서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 영국 런던의 해롯, 일본 신주쿠의 이세탄 앞에만 붙던 수식어의 주인공이 됐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명품 백화점’ 전략으로 강남시대를 열고 면세점과 특급호텔을 연결하는 원스톱 ‘쇼핑 데스티네이션’으로 거듭나면서 글로벌 유수의 백화점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최초로 단일 점포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010년 개점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단기간 기록을 세운 강남점은 이번에 ‘국내 첫 2조 점포’라는 새로운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정유경 진두지휘로 ‘퀀텀점프’=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은 지난 2016년 정유경 총괄사장이 추진한 증축 및 리뉴얼로 덩치가 커지면서 급증했다. 당시 신세계그룹 책임경영과 함께 승진한 정 총괄사장은 강남점의 증축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강남점 영업면적은 기존 1만6,800여평에서 2만6,200평으로 늘어나며 국내 최대 면적의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매출도 덩달아 급증했다. 2015년 1조3,000억원이었던 강남점 매출은 2017년 40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롯데백화점 본점을 앞섰고 2018년에는 1조8,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브랜드 경계를 없앤 전문관 적중=강남점이 당시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전문관 전략이 주효했다. 강남점이 운영하는 전문관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품목별로 꾸린 매장으로 슈즈(1,000평), 컨템포러리(1,000평), 아동(2,000평), 생활(2,000평) 등 4개 분야의 전문관을 갖추고 있다. 강남점의 전문관 매출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매년 두자릿 수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발렌티노 등 명품 브랜드의 슈즈를 한자리에 모은 슈즈 전문관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10%대의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명품 특화로 ‘2030 럭셔리族’ 공략=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신세계백화점 평균 매출 비중의 4배를 뛰어넘는다. 명품에 대한 젊은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지난해 2030 명품 매출 신장률은 49.2%에 달했다. 시내면세점을 품은 뒤에는 외국인 큰 손들도 늘어 명품 장르에서 외국인 매출은 면세점 오픈 전 대비 200% 신장했다. 강남점 1층에 있는 ‘더스테이지’에서는 지난 2018년 발렌티노를 시작으로 보테가베네타, 루이비통 등 유수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위용을 갖추게 됐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드 세터들이 찾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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