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무디스 선임 애널리스트인 알렉산더 퍼제시는 이날 발간한 자료에서 “지속된 갈등은 경제 및 금융 충격을 통해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경영 및 금융 환경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동 지역의 긴장이 국제 유가를 통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관광 산업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시장의 위험 회피 증가가 대규모 외부 자금이 필요한 채권 발행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3일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숨지자 이란이 보복을 선언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6일 안전 자산인 금값은 장중 6년 9개월여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면서 석달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불안감에 휩싸인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역시 후퇴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캐나코드 제뉴이티의 토니 드와이어는 “그동안의 과매수와 지나친 낙관론 때문에 조정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 됐다”면서 “이란을 둘러싼 갈등은 증시 조정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 관계자도 지정학적 긴장 발생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역사적으로 6∼7% 하락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로 인한 낙폭은 3개월 안에 대부분 회복될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봤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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