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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8K TV 품질 자신...中, 따라오려면 최소 2년 걸릴것" [CES 2020]

CPU 등 반도체서 기술역량 우위

같은 8K TV라도 화질서 큰 차이

반려로봇 '볼리' 홈케어 역할 고민

IoT시장 지배력 한층 강화 기대도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중국 TV 기술이 현재 삼성전자(005930) 수준을 따라오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입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가전사업(CE) 부문장(사장)은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이 진행 중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 TV의 기술 우위를 자신했다. 중국의 하이얼·TCL·하이센스 등이 이번 CES에서도 8K급 고화질 TV를 선보이는 등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꾸준히 위협하고 있지만 기술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8K 관련 준비를 오랜 기간 해왔다”며 “중국에서 8K TV를 내놓는 것은 기술 추이상 당연하지만 삼성전자와는 품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TV에 탑재되는 반도체 품질의 차이가 화질 및 기술 차이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8K TV에 들어간 시스템온칩(SoC)에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탑재돼 있으며 이 같은 SoC는 삼성전자에만 탑재돼 있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이 같은 SoC를 만들려면 2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8K 시장 확대도 자신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지난해 8K TV 판매량이 10만대가량이며 오는 2022년에는 12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보다 성장세가 빠를 것이라는 게 삼성 내부의 분석이다. 김 사장은 “아직 8K 관련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8K 화질을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가 널리 확산되면 8K 생태계는 저절로 확장될 것”이라며 “영화 또한 고화질로 나아갈 수밖에 없어 8K 생태계는 자연스레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날 CES 기조연설에서 선보인 소프트볼 크기의 반려로봇 ‘볼리(Ballie)’와 관련해서는 “전날 볼리가 저를 따라오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반려로봇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볼리를 어떻게 상업화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보다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날 기조연설에서 강조했듯이 이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볼리가 홈케어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로서의 역할 부여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출시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출시 시점을 정확하게 밝힐 수 없지만 마지막 점검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모든 기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기기처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은 또 올해 6월께 소비자용 로봇 제품을 선보이며 신시장 개척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로봇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을 만들기 위한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을 냉장고를 시작으로 세탁기와 건조기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향후 출시될 로봇은 앞서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기반의 보행보조 로봇인 ‘젬스(GEMS)’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향후 가정 내 IoT 허브(Hub) 역할을 할 기기에 대한 질문에는 “허브가 여러 개 있어야 한다”며 AI 스피커에 주력하고 있는 구글·아마존 등과는 다소 다른 관점을 나타냈다. 최근 10여년 동안 추이를 보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 등으로 IoT의 중심축이 바뀌어 왔으며 수년 전 아마존의 ‘에코’ 출시 이후에는 AI 스피커가 IoT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모든 기기가 온라인에 100% 연결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IoT 허브가 여러 개가 될 수 있다”며 “수년 내 개별 기기에서 복잡한 연산 처리가 가능한 ‘에지 컴퓨팅’이 활성화될 경우 이에 기반해 IoT 허브의 형태도 다양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향후 삼성의 IoT 플랫폼 시장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현재까지 삼성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깐 사람이 1억1,200만명 정도이고 그중 활성 이용자가 5,200만명가량”이라며 “오래된 제품은 IoT 연결이 되지 않지만 새로 나오는 모든 제품은 100% 연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은 가전과 스마트폰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인데다 자체 AI인 ‘빅스비’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어 IoT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가전기기 시장에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가 도래할 것이라며 발 빠른 대응도 자신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그간 축적해온 소비자 중심 혁신과 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최신 기술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해 사업을 지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사회 변화를 만들고 있는 ‘밀레니얼 파워’와 ‘디지털화된 일상’이 기회이자 위기”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더 월(The Wall)’과 8K TV 시장 확대 등으로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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