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지명파업 등 ‘게릴라식 파업’을 해왔던 노조가 전면적인 부분파업 지침을 내린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벌이던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야간조에 4시간 부분파업 지침을 내렸다.
통상 노조가 사측과 교섭 중단을 선언한 후 파업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9일에도 교섭을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파업지침을 내린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교섭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을 벌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야간 자동차 생산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으로 노사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 들어 이 같은 게릴라식으로 파업방식을 바꿨다. 출근 이후 갑자기 파업 지침을 내리거나 시간별로 나눠 파업을 하는 지명파업을 하는 식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전면·부분파업을 실시했지만 참여율이 30%대에 그치며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됐다. 노조는 이 같은 대응을 무력화하기 위해 갑작스런 파업 결정과 지명파업으로 방식을 바꾸고 교섭 중 부분파업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생산 라인의 특성상 차체·도장·조립 등 한 공정에서라도 파업이 진행되면 전체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출 수밖에 없다. 노조는 여기에 더해 10일 서울 역삼동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조가 부분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약 5,5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파업 시간은 총 133시간이다. 사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약 1,000억원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이익배분 차원에서 기본급 8.01% 정률 인상 등을 임금교섭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연산 10만대 규모의 닛산자동차 ‘로그’ 위탁생산이 끊기는 등 노조가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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