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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은 규제 많아 관심 안가…해외·리츠에 투자 고려”

[새해 첫 증권사 투자설명회 가보니]

"국내 증시·부동산정책 불안하고

시장 변동성 커...원화 못믿겠다"

아예 해외주식으로 입문하기도

연초 증시 흔들리자 대거 발길

위험자산 확대 여부에 귀 쫑긋

KB증권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 3층 이벤트홀에서 개최한 ‘2020년 글로벌 부동산 전망 및 투자전략 세미나’가 참석자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양사록기자




“국내 상장 리츠가 유망하다고 해서 투자했는데 주가가 오히려 빠져 그 이유를 들어보려고 왔어요. 지난해 (일반 종목은) 미국에만 투자했는데, 미국 증시가 고점을 찍었다고 해서 올해는 다른 나라로 돌릴까 생각 중이에요. 아직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는 꺼려지네요.” (40대 여성 개인투자자)

지난 9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 3층 이벤트홀. KB증권이 새해들어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연 대규모 투자설명회에는 시작 30분 전부터 4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일찌감치 나와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증권사 직원들이 서둘러 통로에 의자 30여개를 더 놓았지만, 300여명을 예상한 설명회장은 시작하기도 전에 꽉 찼다. 뒤늦게 입장한 투자자들은 곳곳에서 선 채로 자료집을 요청해야만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글로벌 전망 및 미국 배당 투자와 해외 리츠 관심 종목 △중국 전망 및 중소형주 관심 종목 소개 △국내 부동산 시장전망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 들은 새해 벽두부터 중동리스크로 크게 흔들린 증시에 대한 피로감과 지지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50대 투자자는 “지금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면서 주식도 어렵고, 상가나 부동산도 투자하기엔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며 “그나마 리츠가 지켜볼 만한 것 같은데 해외 상품도 소개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한 60대 투자자도 “최근 증시전문가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다시 늘려야 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던데 과연 괜찮은 선택인지 궁금해서 직접 와 보았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해외주식과 리츠가 모두 인기인 상황에서 미국 배당주와 리츠를 조명한다고 한 점과 12·16 대책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는 점 때문에 유독 참가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들이 지난해 유독 글로벌 증시에 비해 못오른 탓안지 아예 해외주식을 통해 주식 투자에 입문하기도 했다. 서른 살의 여성 투자자는 “지난해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는데 미국 배당주를 중심으로 해외 쪽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30대 초반의 남성은 “국내 리츠는 배당을 7~10% 준다고 해도 금액이 크지 않다”며 “미국 리츠는 분기배당이나 월 배당에 있어서 매력도가 훨씬 높아 미국 리츠만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해외 주식·리츠를 소개한 전래훈 KB증권 과장은 “자산가들이 오히려 저에게 강남 아파트와 미국 1등 기업(F·A·N·G) 주식, 금·달러 3가지만 보유하면 된다고 조언하는 상황”이라며 “국내는 증시·부동산 모두 정부 정책이 불안하니 원화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튿날인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의 ‘2020년 글로벌 시장 전망’ 투자설명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설명회장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한 모습이 재차 연출됐고, 2시간 가까운 강의 시간 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이 1~2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정부 정책이 증시를 활성화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60대라고 밝힌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해엔 강화된 정부의 대주주 요건 때문에 연말 개인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유독 커지며 주식시장이 충분히 상승하지 못한 것 같다”며 “올해는 상승장이라더니 연초부터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해법을 듣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강연자가 강의 도중 참석자들에게 ‘증세를 체감할 정도로 재산이 있냐’고 묻자 참석자들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로 그렇다는 대답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최용호 미래에셋대우 투자센터광화문WM 영업본부장은 “새해다 보니 올해 투자처에 대한 고민으로 방문하신 분들이 많다”며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아무래도 해외시장”이라고 말했다. /양사록·신한나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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