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서 1조5,500억원의 뭉칫돈을 쓸어모았다. 5G 시대를 맞아 통신사들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LG헬로비전 인수 후 이동통신-방송상품의 교차판매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진행한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5,5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700억원 규모로 모집한 3년물에는 8,300억원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800억원어치 발행하는 5년물에는 4,500억원이 들어왔다. 장기물인 10년물(500억)과 15년물(500억)에는 각각 1,300억원, 1,400억원의 자금이 모집됐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투자주체로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참여했다. 10년물과 20년물은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이 주로 사갔다. 국내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장기 채권을 늘려 자산 만기를 확대해야 한다. LG유플러스의 장기물 발행은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500억 규모로 모집한 15년물에 1,100억원의 주문이 쏟아져 공모희망금리밴드보다 낮은 수준에서 장기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신용등급은 AA0로 경쟁사인 SKT(AAA) 대비 두 단계 낮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사대비 무선사업비중이 높아 5G 수혜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높은 금리도 매력적”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말 LG헬로비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이동통신 및 방송상품의 교차판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9일 사전청약을 진행한 LG유플러스 회사채도 1조2,200억원의 매수주문을 쓸어모은 바 있다. 3년 전 미매각이 발생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자 LG유플러스는 최대 3,000억까지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 역시 7~25bp(1bp=0.01%포인트) 가량씩 떨어질 전망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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