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80만~90만원씩 정부가 주는 영농정착지원금은 목숨줄과 같습니다. 매출이 없던 시기, 초보 청년농인 제가 매월 사업 계획을 세우고 영농을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이죠.”
전북 김제에서 남편과 함께 정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어정아(33) 대표는 청년 창업농 대상 영농정착지원금을 목숨줄로 표현했다. 어 대표는 지난 2016년 남편 고향인 김제로 귀농해 현재 7,934㎡ 규모의 하우스 시설에서 포도와 토마토, 오이를 재배하는 청년 창업농이다. 그는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시작한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지원 대상이 돼 1년 넘게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월 90만원씩 받았고,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80만원을 받았다. 올해 3월까지는 월 8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지난해 말까지 총 1,800만원. 어 대표는 “지원금이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같은 청년 창업농에게는 영농과 생활 계획을 그때그때 맞춰 세울 수 있는 소중한 월급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영농 경력이 3년 이하인 청년(만18~40세)을 대상으로 하는 영농정착지원 사업은 청년 창업농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다. 지난해에 1,600명을 뽑는 데 2,981명이 지원해 1.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전 해에는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업 첫 해인 지난 2018년 83억원으로 시작한 사업 예산은 이듬해 214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100억원 증액된 314억원이 배정됐다. 지원 1년차 때는 1년 간 월 100만원씩 받을 수 있고, 이듬해부터 90만원, 80만원으로 지원액이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오는 22일까지 ‘농림사업정보시스템’을 통해 접수를 받아 1,6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유재형 농식품부 경영인력과 서기관은 “청년 창업농에게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지 않고 실질적인 성공과 정착을 지원하는 대표적 정부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영농 정착 지원사업의 특징은 단순히 돈만 지원하고 끝내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사업 지원 대상자가 되면 정부가 제공하는 맞춤형 농지지원, 후계농 자금 지원은 물론 각종 컨설팅과 교육도 받게 된다. 예컨대 월 80만원 이내로 농가에서 실습 교육 훈련을 받고, 외부 전문가의 경영진단과 처방도 받을 수 있다. 심사는 경영 컨설턴트와 농업인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진행한다.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지역 신청자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와 농식품부가 50%씩 전문가를 추천해 위원회가 꾸려진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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