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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막아선 노조..은행권 최장기록 경신

16일째 출근 못해..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14일

文 대통령 "민간은행 아닌 국책은행 인사권은 정부"

노조'낙하산 인사'재발 방지..정부·여당에 사과요구

사태 장기화에 경영공백..결국 피해는 고객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024110)장이 보름 넘게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14일 출근 저지 기록을 넘어서는 은행권 최장 기록이다.

임명 된 지 16일째인 18일 윤 행장은 출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부와 여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며 이를 일축한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은행 임원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인사까지 지연돼 결국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 16일 취임 후 세 번째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세 차례 본점 출근을 시도했지만 기업은행 노조의 반대에 막혀 발길을 돌린 만큼 당분간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 선임을 둘러싼 정부와 기업은행 노조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했다.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2017년 대선 당시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0년간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행장이 자격이 미달하는 인사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 청와대 비서관을 전 정부에서 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경제수석을 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거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윤 행장이 은행 경험이 없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노조에 대해 메시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공기업·공공기관의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며 “다음에는 내부에서 발탁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과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 지원 역할의 관점에서 이번 인사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나서서 민간은행 인사라면 낙하산이 맞지만 국책은행 기업은행에 대한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분명히 하면서 노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임명권을 무시하고 있다’ ‘노조 때문에 기업은행 이미지가 나빠지고 경영상황이 어려움에 빠졌다’ 등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노동추천이사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윤 행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노조와 소통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내비치며 노조의 투쟁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국책은행 전반에 관한 문제점을 소통을 통해 해소하자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더구나 출근 저지가 장기화 되면서 경영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이 입을 수 밖에 없다. 일부 기업은행 임원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새로운 사업전략을 짜기보다 임원인사 여부만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조직 정상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통상 1월 중순에 임직원 인사를 한번에 하는 ‘원샷인사’를 진행했었다. 그러나 윤 행장 출근이 지연되면서 인사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부행장 5명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임상현 전무이사(수석부행장)와 배용덕·김창호·오혁수 부행장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며, 최현숙 부행장의 임기도 다음 달 끝난다. 계열사 가운데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등도 임기가 만료됐지만,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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