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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 자리 꿰찬 만두...K푸드, 베트남 식문화 바꿔놨다

[K푸드 로드를 찾아서] <1>달라진 월드베스트 지형도

마트 진열대 상단엔 비비고제품

한켠선 CJ 음식 즉석 조리코너

딤섬은 다양한 한식요리로 진화

매달초 제단에 올리는 초코파이

대학입시날엔 '합격기원'으로

케이크는 기념일 세리머니 등극

베트남 호치민 현지 대형 마트인 쿱마트 한 켠에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등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코너.




[편집자주]한국의 인구절벽에 국내 식품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계 식품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K 푸드의 DNA를 세계에 심은 지 상당 시간이 지난 현재 한국의 만두, 초코파이, 신라면, 두부, 아이스크림, 홍삼 등은 세계 정상에 자리에 오르거나 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갈수록 진화되고 있는 K 푸드 로드를 따라가 본다.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현지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형마트인 쿱마트 프리미엄 매장. 1층 식품 매장은 현지업체부터 글로벌 업체의 각축장이다. 마트 진열대의 자리가 곧 식품업체의 인기를 반영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김치는 마트 진열대에서도 가장 가시성이 좋은 황금 자리에 진열돼 있었다. 비비고만두의 경우 각 회사별 딤섬을 모아둔 진열장 옆에 비비고만으로 채워진 단독 냉장고가 눈에 띈다. 1층 식품관에는 평일 낮 시간에도 현지인 몇몇이 비비고를 골라 장바구니에 넣었다. 한 켠에는 CJ제일제당 음식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OhYa(오야)’ 코너에 는 비비고만두를 찐 만두로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오야 옆 테이블에는 돼지고기, 옥수수 왕교자를 사 먹는 현지인으로 북적였다.

가장 젊은 나라이자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베트남 식문화는 한국의 식품기업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은 9,700만명의 현지 인구뿐 아니라 동남아의 교두보가 되기 때문에 더욱 상징적인 시장이라 더 의미가 크다. 베트남에서 CJ제일제당, 오리온은 현지 업체의 ‘미투’ 상품에 몸살을 앓을 정도로 이들이 하면 이 곳에서도 유행이 될 정도다.

◇CJ제일제당, 딤심 아닌 만두를 심다=베트남은 딤섬 문화라 ‘만두’를 기존에는 접해보지 못한 시장이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12월 베트남 시장에 처음으로 비비고 왕교자를 내놨다. ‘랩푸드=딤섬·까오재’인 시장에서 만두는 그야말로 처음 접하는 음식이었다. 비비고는 베트남 시장 진출 만 2년 만에 현지 딤섬 시장을 웃도는 규모로 성장했다. 비비고만두의 현지 공략 포인트는 속이 꽉 찬 품질력과 조리법을 가리지 않는 활용도였다. 딤섬은 찌는 조리법, 까오재는 튀기는 것으로 조리법이 한정됐다면 비비고의 경우 찌거나, 튀김, 심지어 국에도 넣을 수 있는 만능 활용도가 통했다. CJ제일제당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TV 광고로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했는데, 광고 후 매출이 40%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일부 레스토랑에선 사이드메뉴로 김치가 나올 정도로 김치가 현지입맛을 파고 들었다. 마트에선 CJ제일제당의 김치를 따라 ‘미투’ 제품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았다. 현지업체들은 맞춤법에 어긋난 한국어로 ‘맛김치’를 선보이고 있었다. 베트남 김치 점유율은 65%(닐슨 기준)로 시장을 장악한 원동력이다.



◇오리온 “회의까지 베트남어로…뼛속까지 현지화”=베트남 호치민 벤탄시장 근처 한 허름한 시장 골목. 우리로 치면 시골 동네 열 평 남짓의 슈퍼마켓. 베트남시장은 이 GM(gerneral Market)라 불리는 시장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이 상점에 들어선 오리온 영업사원은 초코파이와 쌀과자의 포장을 미리 준비한 천으로 닦기 시작했다. 닦은 후 주인과 친근한 대화를 나누며 이를 더 잘 보이는 곳에 진열했다. 오리온은 베트남 현지 GT 2만곳을 직접 찾아 상품을 닦는 거까지 관리했다.

식품업체들은 오리온 베트남의 전략에 두 번 놀란다. 첫째 회의를 베트남어로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근속기간에 놀란다. 국내 업체의 베트남 주재원 평균 근속이 2년 남짓이라면 베트남은 10년이 넘는다. 맛의 표현이 핵심인 식품·제과업계에서 영어로 소통을 하면 ‘바삭하다’는 표현은 ‘crisp’에 그치지만 현지어론 다양한 맛을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현지를 파고드는 영업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베트남 가정에 있는 제단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피아 모습./사진제공=오리온


베트남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음력으로 1일과 15일 전날 판매량이 급증한다. 베트남에선 가정마다 신전을 두고 귀한 먹거리를 진열해두는 것이 문화다. 그 소위 말하는 제단 위에 초코파이가 올라가다 보니, 이를 재단장하는 매달 초와 보름에는 초코파이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오리온은 베트남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초코파이의 빨간색은 행복의 상징으로 가정 제단은 물론 베트남 수능일에 합격 기원으로도 자리잡았다. 오리온 베트남이 지난해 베트남 대학입시일에 초코파이를 20만 개를 나눠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쌀과자를 지난해 5월 출시했다. 베트남에서 쌀 과자는 ‘원원’이라는 현지업체가 거의 독점한 시장이었다. 오리온은 쌀과자를 출시, 10개월 만에 북부에선 거의 점유율 20%까지 끌어올렸다. 원원이 오리온을 따라해 ‘김맛’을 추가로 낼 정도다.

◇기념일엔 뚜레쥬르 케이크=뚜레쥬르 베트남에 가면 만두빵을 만날 수 있다. 모양 자체도 커다란 만두인데다 속으로 실제 비비고 만두가 들어갔다. 우선 호치민 등 10개 매장에 테스트 상품으로 나왔는데 벌써부터 초기 반응이 좋다.매년 10월 20일은 베트남 역사상 처음 국가의 혁명사업에 여성단체가 공개적이고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한 여성의 날이다. 모계사회인 베트남에서 여성의 날은 그 어느 날보다 축제의 날로 꼽힌다. 이날 여성들 사이에서 뚜레주르 케익을 사는 것은 세레모니로 자리잡고 있다. 콘치즈를 토핑으로 올린 케익, 벨기에 초콜릿을 올린 케익은 현지에서 고가품으로 꼽히지만 이날을 위해 케익을 사는 것은 ‘작은 사치’로 잡리잡았다.
/베트남 호치민=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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