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급등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관계가 완화된데다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속에 부동산마저 각종 규제로 옥죄이면서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54%(12.07포인트) 오른 2,262.64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서만도 3%나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8년 10월5일(2,267.52) 이후 1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은 중국 상하이지수(1.5%), 홍콩 항셍지수(1.86%), 일본 닛케이225지수(1.8%)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시중자금이 주식으로 몰리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8일 7조7,507억원을 기록해 한 달 만에 8조원대로 복귀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올 들어 1조7,9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타결, 미국과 이란 간 긴장관계 완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되면서 저평가됐던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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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중 은행예금은 지난해 4·4분기에 전분기 대비 7조6,000억원 줄었지만 증시로 투입되는 투자자예탁금은 같은 기간 2조8,000억원 늘어 향후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 역시 올 들어 5,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도 지난해에만 10년래 최대치인 233만개가 늘어 3,00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증시 주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의 심리적 과열을 나타내는 지표도 나오고 있다. 16일 고객예탁금 회전율은 42%를 기록해 이달 들어 평균 40.7%를 웃돌았다. 예탁금 회전율은 고객예탁금과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거래대금이 얼마인지를 비교하는 지표다. 예탁금 회전율이 40%를 넘을 경우 과열권 초입으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과열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다른 국가 증시에 비해 아웃퍼폼하는 것은 맞지만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등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지난해부터와 비교할 때는 여전히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호·심우일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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