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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상법 국회 통과' 밀어붙이겠다는 당정

■ 올해 성장도 먹구름

전자·집중투표제에 경영 제약

공정거래법도 투자 심리 위축

"정부, 기업 氣 살릴 정책 없어"





재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임기제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간섭 강화 방안 등을 시행령 개정으로 밀어붙인 정부가 2월 임시국회 이후에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대외 리스크에 더해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하나같이 기업을 옥죄는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민간 활력을 끌어올려 2.4%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국회에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나란히 계류돼 있다. 우선 상법 개정안은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중대표 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가 출자 기준 50%를 초과하는 계열사나 자회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대신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소액주주가 특정 인사에 표를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모두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할 뿐 아니라 경영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조항들이다. 반면 포이즌 필(신주인수선택권제도)이나 차등의결권처럼 경영권 방어 수단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은 재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정의 구상에서 벗어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재계가 반대하는 대표적인 법안 중 하나다.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공정위가 아닌 검찰이나 경찰도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손자회사 포함)의 지분율을 현재 20%에서 30%(상장사 기준)로 높여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이처럼 경영계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반(反)기업 정책과 부동산 규제에 미중 분쟁과 같은 대외 악재가 맞물리면 올해도 2%대 중반의 성장률 달성을 장담하기 힘들 만큼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규제를 자꾸 늘리면 기업들의 투자는 자연스럽게 해외로 빠져나가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지표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말로만 ‘혁신성장’을 외칠 뿐 정작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만한 ‘기업 기(氣) 살리기’ 정책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최고세율을 25%로 올린 법인세도 갈 길 바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상향 역시 세계 선진국들의 정책 기조에 배치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2일 부처 합동으로 발간한 ‘공정경제 성과 모음집’에서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해 공정과세 기반을 구축했다”고 자평하는 등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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