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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무원끼리 밥그릇 나눠 먹기…유명무실 공모직制

■본지, 17개 중앙부처 개방·공모직 전수조사

타부처 개방률 12.8%에 그쳐





정부부처 업무처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 간 인력교류를 하도록 한 공모직위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전문가를 정부에 영입해 공직사회의 개방·혁신을 꾀하기 위한 개방형직위제 역시 ‘공무원 밥그릇 나눠 먹기’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기사 6면

27일 서울경제가 17개 정부 중앙부처의 공모·개방형 직위 운영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공모직위(공석 제외) 203석 중 제도의 취지대로 타 부처 공무원이 임용된 것은 26석에 불과했다. 나머지 177석은 모두 해당 부처 내부 공무원이 차지했다. 비밀주의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는 외교부는 관련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공모직위제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부처 내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 소속 공무원까지 임용 대상에 포함하는 제도다. 비율로 따지면 타부처 개방률이 12.8%에 불과하다. 농림축산식품부(11석)·여성가족부(3석)·환경부(10석)·통일부(5석) 등 4개 부처는 제도만 있을 뿐 실제 타부처 공무원 임용이 전무했다.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 간 공개경쟁을 거쳐 임용하는 개방형직위도 전체 239석 중 134석에만 민간 전문가가 임용돼 개방률이 56.1%에 그쳤다. 비율상으로는 절반을 넘어섰지만 공직사회 개방을 유도한다는 취지가 빛바랜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방형 직위로 지정된 자리 대부분이 요직이 아닐뿐더러 감사관처럼 정작 외부임용의 필요성이 큰 자리는 개방형 직위로 지정돼 있음에도 내부 공무원이 상당수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의 한 인사업무 담당자는 “민간과 비교했을 때 공직에 대한 낮은 처우, 퇴직 후 민간취업 제한 같은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개방형직위 제도가 부처 내에 자리 잡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부처의 한 관계자는 “공모 및 개방형직위 제도는 외부 전문가를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일부 부처에서는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며 “이 같은 제도가 현실에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 정밀진단을 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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