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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테라..경쟁사 앞마당도 뚫었다

을지로-롯데주류, 강남-오비맥주 등

경쟁사 본사 인근까지 영업망 확장

주요 권역 맥주 점유율 절반 웃돌아

진로이즈백도 가세..주류시장 견인





강남역에서 냉면 전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들여놓지 않았다. 종종 손님들이 테라를 파느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흘려 넘겼다. 하지만 연말 송년회 손님들이 몰리고 “요새 테라 안 파는 집도 있느냐”고 묻자 결국 냉장고 두개 층에 빼곡히 테라를 채워 넣었다. 카스와 클라우드만 적혀있던 주류 메뉴판에도 테라를 추가해 넣었다.

‘6개월도 못 갈 것’이라는 하이트진로의 테라 돌풍이 출시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거세다. 뉴트로 열풍을 타고 출시한 진로이즈백까지 ‘대박’을 치면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양대산맥을 하이트진로가 이끄는 형국이다. 이제는 ‘을지로와 양평은 롯데주류판, 강남은 오비맥주판’이라는 소위 ‘앞마당 공식’까지 허물고 있다. 롯데그룹 본사가 있던 을지로는 롯데 주류가, 강남은 오비맥주가 전통적인 강호였지만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진로이즈백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쟁사 앞마당의 강력한 영업력마저 뚫어버렸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회사의 경우 본사 인근에는 사세를 보여주고자 영업인력을 늘려 철저하게 관리해왔다”며 “하지만 하이트진로 돌풍으로 이러한 공식이 깨지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테라 취급 음식점 급증=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이 강남과 여의도 홍대 등 주요 상권의 주류 점유율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테라의 맥주점유율은 61%에 달했다. 하이트진로가 약했던 강남 권역 맥주 점유율 역시 55%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테라 출시 초반만 하더라도 매장에서 테라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변했다. 테라를 취급하지 않던 음식점에서 테라를 발주하기 시작했고 냉장고 1개 층만 테라를 사용하던 곳에서 2~3개층까지 늘리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특수도 테라에 몰려=모임이 잦은 연말연시 시즌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판매량은 가파르게 증가하며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별 판매량은 테라 2019년 10월 217만 상자, 11월 216만 상자, 12월 250만 상자로 연말에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진로이즈백 역시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전월대비 하락 없이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해 10월 82만 상자, 11월 92만 상자, 12월에 100만 상자를 팔아치웠다.

◇시장점유율 50% 눈앞에=이에 하이트진로는 맥주의 경우 시장점유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35%였고 4·4분기 40%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가정 시장에서는 카스가 강자”라며 “가정 시장까지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올해 테라 점유율이 40% 중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주는 60%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2월 데이터를 제외한 10~11월 시장점유율이 63~64%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2020년 전반적으로 60% 중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사들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독주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경우 태스크포스(TF)가 구성 돼 신제품 출시 등으로 반격에 나선 것으로 알고있다”며 “롯데주류 역시 처음처럼 미니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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