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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우한폐렴…하루새 54조 증발

코스피 3% 폭락 2,180선 붕괴

정부 확산땐 컨틴전시플랜 가동

美·日도 급락…글로벌증시 패닉

원달러환율·금값·국채는 급등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바이러스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쳤다. 코스피가 1년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국가 증시는 급락했고 환율과 채권 가격이 급등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대변했다. 올해 경제심리 회복을 확언했던 우리 정부도 ‘우한 리스크’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비상 모드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2·3·4·5·19·26면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9%(69.41포인트) 급락한 2,176.72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2018년 10월11일 이후 15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3.04%(20.87포인트)나 하락한 664.70에 마감하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증시가 급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각각 46조원, 7조원가량 빠지는 등 하루 새 53조원이나 증발했다.

설 연휴 기간에 잦아들기를 기대했던 우한 폐렴이 지난 2003년 사스 발병 당시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 때문에 전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7% 급락하며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나스닥지수 1.8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 하락하며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0.5% 빠지며 이틀 새 2.5%나 하락했다. 중국과 홍콩증시는 춘제로 열리지 않았다.

극도로 불안해진 투자심리는 금과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로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가격은 0.36% 오르며 온스당 1,576.80달러로 2013년 4월9일 이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도 달러당 1,176.70으로 전 거래일보다 0.68%나 급등했다.



예상보다 빨리 우한 폐렴이 확산돼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자 정부도 다급해졌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었다. 자칫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4%) 달성이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홍 부총리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일정 부분 제한적이나마 (성장률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사전에 마련해놓은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단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박성호·나윤석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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