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제시한 고용안정 협의안에 대해 더케이손해보험 노조가 수용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더케이손보 매각 작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나금융이 제시한 고용안정 협의안 수용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비공개지만 반대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케이손보 노조는 대주주인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안에는 명예퇴직·희망퇴직·정리해고 등 인위적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인력 감축을 실시하는 경우 그 필요성, 대상 선정, 보상 수준, 시행 절차 등에 관해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조항과 용역·아웃소싱 등을 시행하는 경우 노조와 협의하며 인력 이동이 수반되는 아웃소싱의 경우 노사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기존 합의안 수용을 거부, 구조조정 관련 노조 합의를 협의로 수정하고 아웃소싱 관련 조항은 아예 삭제했다. 업계에서는 대다수 손보사들이 콜센터 등을 외주화한 만큼 하나금융 역시 콜센터 상담 인력이나 전산 인력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하거나 인수 직후 외주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더케이손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더케이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30%대로 당국의 권고치(150%) 밑으로 떨어져 자본확충이 시급하다. 2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등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매각이 지연될 경우 내부 직원들의 동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더케이손보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 역시 인수 작업을 급하게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최악의 경우 상반기 말이나 연말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최종 주식매매계약에 사인을 해야 할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31일부터 총선 출마로 물러나게 된 만큼 신임 이사장 선임이 이뤄질 때까지도 매각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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