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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1위 은행으론 배고파...'디지털' 내세워 현지 1위 되겠다"

[신남방 진격하는 K금융]

■민복기 신한베트남은행 디지털본부장

에스메일·편의점서 은행업무 등

디지털금융 서비스 50개중 40개

베트남 금융권선 처음으로 선봬

현지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 주력

민복기 신한베트남은행 디지털본부장이 베트남 호찌민 본점에 걸린 디지털본부의 모토 ‘시기적절하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혁신적으로(Timely·Optimized·Progressive)’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빈난새기자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 현지 외국계 1위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최고 수준의 디지털 채널이다. 베트남은 텔레뱅킹·인터넷뱅킹이나 신용카드 결제 단계를 건너뛰고 모바일뱅킹결제로 ‘퀀텀 점프’를 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를 간파하고 현지 금융 토양에 맞춰 디지털뱅킹 DNA를 전파하며 금융한류를 이끌어가고 있다.

베트남 금융시장에 금융한류의 디지털 DNA를 이식하는 데 앞장서온 민복기 신한베트남은행 디지털본부장은 호찌민 현지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 1등 은행”이라고 말했다. 민 본부장이 디지털본부를 이끈 지난 2014년 이후 신한베트남은행이 도입한 비대면·디지털뱅킹 서비스 50개 중 40개(80%)가 베트남 금융권 전체에서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라는 점에서 막연한 꿈은 아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서비스가 ‘에스메일’이다. 에스메일은 계좌이체·카드결제 등의 내역을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팝업으로 알려주고 간편 비밀번호만으로 거래내역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다. 2015년 도입해 지금도 신한베트남은행만 제공하고 있다. 여전히 은행 영업점에 전화해 통장 잔액과 송금 여부 등을 문의하는 고객이 많은 베트남에서는 혁신적인 변화였다. 도입 초기에는 현지 거주 한국인이 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사용자의 75%가 베트남인이다.

베트남 호찌민의 중심가인 1군 시가지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사진=빈난새기자




현지 은행과의 지점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디지털 영업망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국 5,0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페이먼트(PG) 업체 페이유와 손잡고 고객이 올 1월부터 편의점·마트 등 가맹점에서도 여신원리금 수납이나 신용카드 대금 납부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전국 2,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현지 1위 통신사 비엣텔과도 대출서류 접수, 원리금 수납 등이 가능하도록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민 본부장은 “이미 수백개의 영업점을 보유한 현지 은행에 대항해 지점을 수천개 내는 효과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이 웬만하면 영업점에 오지 않아도 되도록 디지털이 모든 채널을 커버한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저비용 자금조달로 은행 수익성에 기여도가 높은 기업고객도 비대면 상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스쿨뱅킹’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학생 한 명당 가상계좌를 하나씩 발급하고 이를 통해 등록금·방과후학습비·급식비 등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민 본부장은 자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호찌민 한국인학교를 위해 이 시스템을 설계했다가 이제는 현지 국제·사립학교를 대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 펌뱅킹의 개념이 없었던 베트남에서 2015년 펌뱅킹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고 올해는 아파트관리비 수납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디지털 채널의 활약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총거래량은 2014년 520만건에서 지난해 3,436만건으로 6.6배 늘었는데 이 가운데 비대면 거래량이 2,113만건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2014년 전체 거래의 26%(130만건)에 불과했던 비대면 거래가 5년 만에 16.3배 뛰면서 전체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 민 본부장은 “올해는 비대면 거래량 비중을 75%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며 “국내처럼 베트남에서도 1위 은행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게 신한베트남은행 직원들의 꿈”이라고 전했다.
/호찌민=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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