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을 거듭한 국내 증시와는 달리 미국 증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이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테슬라와 애플 등이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이들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관련 IT(정보기술)·부품주가 코스피 수익률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였다.
1월 마지막 주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알루미늄 컨트롤 암을 독점 공급하는 센트랄모텍(308170)이 급등해 신고가(4만6,750원)를 기록했다. 신고가를 기준으로 센트랄모텍은 추석 연휴 이후에만 55.8%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테슬라가 예상보다 높은 전기차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부품공급 업체인 센트랄모텍 역시 실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테슬라 일부 모델에 히터를 공급하는 우리산업 역시 지난 30일 신고가인 3만6,150원을 기록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또한 강세를 보였다.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인 LG이노텍(011070)이 2%대 상승률을 보이며 52주 신고가(16만3,500원)를 경신했고, 아이팟 프로에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하는 아이티엠반도체(084850) 역시 31일 신고가(6만1,800원)를 경신하며 15% 넘는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관련 국내 IT·부품사들 실적 역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LG이노텍의 지난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 102% 늘어난 2조9,651억원과 2,092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테슬라와 애플은 올해에도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기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FSD(Full Self Driving) 출시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영역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며 “이는 자율주행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업체로서는 유일하며,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구글 웨이모는 매출 실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000억달러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역시 아이폰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2021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실적 전망에 국내 투자자들 또한 관련 종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28~30일까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를 283억원, 센트랄모텍을 21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LG이노텍을 302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반도체 업황과 한국 IT·반도체 기업의 이익전망 상향조정이 이미 시작됐다”며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가파른 실적 전망 상향조정이 전개 중”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더했다.
올해 휴대폰 부품 관련주와 전기차 부품 관련주는 실적 성장을 통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5G 교체 수요와 폴더블폰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부품업체까지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출하량 증가와 5G 및 폴더블폰 기술 변화를 통해 업종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재고일수 정상화와 함께 해외 업체들의 월별 매출액이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신규수주 증가세가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 역시 올해 신흥 시장의 수요 회복과 전기차 판매량 증가 등 호재가 예상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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