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애플·테슬라·아마존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종목 1~3위를 차지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주식 직구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에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비교적 하락폭이 적었던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종목은 애플(1억2,551만달러), 테슬라(1억1,576만달러), 아마존(1억1,25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국 주식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앞선 세 종목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AMC 등에 매수 자금이 몰리면서 매수 상위 10종목 중 7종목이 미국 시장에 집중됐다. 나머지 종목은 알리바바 등 홍콩 주식이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2018년 대비 9조원가량 늘어난 24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올해도 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5%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포심을 느끼고 국내 증시를 떠나는 투자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코스피가 5.66% 빠지는 동안 미국 다우지수는 2.5%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신종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달 20일 이후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5,420만달러)와 애플(4,653만달러)을 추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미국 주식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애플과 테슬라·아마존을 비롯해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 이슈에 실적과 상관없는 변동성을 보인 국내 주식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테슬라는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오르며 15%의 상승률을 보였고 아마존 역시 같은 기간 7.9%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이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금융주 및 경기방어주를 비롯해 일부 실적개선 기업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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