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국세 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감소 등 전반적인 올해 세수 여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올해 정부가 잡은 세출 예산은 292조원”이라면서 “신종 코로나의 경기 영향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경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세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 그에 따라 예상한 만큼 세금이 덜 걷힐 수 있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는 “세입 여건이 결코 쉽지 않지만 최소한 계상된 세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 부진 등에 따라 지난해(294조8,000억원·예산 기준)보다 0.9% 적은 292조원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지난해 실제 국세 수입이 총 293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당초 기대보다 1조3,000억원 적은 규모다. 증권거래세 인하(7,000억원), 유류세 인하(5,000억원), 개별소비세 인하(1,000억원) 등의 세수감(減)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서는 “경제 주체의 심리에 영향이 있을 것이고, 사태 진전에 따라 실물 경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파급 영향 최소화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 수출, 해운, 물로, 금융시장, 제조업 생산, 농수산물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을 모니터링 하면서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면서 “분야별 대책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발표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 동향과 관련해서는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안정 추세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세 가격 불안은 엄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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