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명동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국 패션잡화 브랜드인 캐스키드슨 명동성당점 직원 김수정(41)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고 내국인도 뜸해져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며 “신종코로나 여파에 아예 전멸상태다. 지난 주말에도 손님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가 20대였을 때까지만 해도 명동은 내국인도 즐겨 찾는 곳이었는데, 이젠 관광객 없으면 매출이 나오지 않는 곳이 됐다”고 덧붙였다.
네이쳐리퍼블릭 명동유네스코점을 운영하는 권요셉(48)씨도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명동 관광객이 50%는 줄었다”며 “그나마 마스크 세트와 손 소독제는 외국인, 내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이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소독제는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물건을 공급받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발매장인 에스마켓 명동유네스코점에서도 “손님의 90% 이상이 중국인인데, 손님들이 없어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명동 상점 현장방문 후 열린 소상공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신종코로나 여파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체감상으로는 메르스 때보다도 내수가 불안정하다. 폐업하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상인들이 많다”며 “명동은 소비의 상징적인 장소인데, 중국인 관광객은 줄고 국내 소비자는 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에게 자금 지원을 해주는 특례보증의 이자율을 재난 수준에 준하게 싸게 낮춰줬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힘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간담회 자리에서 “관광객에게 수요를 의존하는 분들은 제 생각보다도 더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만들어 여파를 최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조지원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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