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한다고 소수의견을 낸 금융통화위원들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 현재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더 커짐에 따라 이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더 많은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2명의 금통위원은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거론하며 통화정책의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다른 4명의 금통위원은 경기 개선 조짐과 금융불균형 악화 가능성을 들어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낸 A위원은 “미·중 무역분쟁 뿐만아니라 이란사태라는 새로운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등장해 세계교역 환경에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다”며 “세계분업구조의 변화라는 기저원인도 장기요인으로 내재돼 있어 우리 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잠재성장경로를 상당폭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통화정책의 수행은 과거에 비해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에서 보다 자유로워도 좋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은 “통화정책이 우려해야 하는 전반적인 유동성 여건과 주택가격의 급등이라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 의문이 든다”며 “주택가격지수에 의한 우리나라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8년 1.1%에서 2019년 0.4%로 떨어졌다”고 근거를 들었다.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또 다른 B위원도 경기를 부양하고 기조적 물가상승률 하락추세의 위험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해당 위원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정부의 적극적 지출확대에 의존한 미약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정부부문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수요는 사실상 감소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명목GDP 증가율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 부근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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