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해 최근 14일 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가 시행됐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별도 검역대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연락 가능한 번호가 없을 시 입국을 금지하는 특별입국절차가 시작됐다. 특별입국절차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직원 51명 및 통역을 포함한 군 인력 217명이 배치됐다.
이날 제한 조치가 시행된 후 오후4시까지 입국이 거부된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베이성 체류 이력이 없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연락처를 확보하면 입국할 수 있어 향후에도 입국 거부자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중수본 측의 설명이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복지부 차관)은 “(오늘 오전 입국자 본인의) 연락처가 확보되지 않아 1명을 입국시키지 않고 보호하고 있다가 국내 통신사 유심칩을 전달해 연락처 수신을 확인하고 입국시킨 사례는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늘길뿐 아니라 바닷길에 대한 검역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박민수 중수본 행정지원대외협력반장은 “항만에도 공항과 동일하게 별도 입국, 특별입국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모든 시설이 마련됐다”면서 “현재 항만은 두 곳이 운영 중인데 실제로는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여객선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제한적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중국 내 사망자는 425명, 확진자는 2만438명에 달한다.
이미 지난 주말을 전후로 미국·호주·싱가포르 등 중국인 입국 금지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을 중단한 국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후베이성 방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을 거부하는 이번 조치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항공권 발권, 입국, 입국 이후 3단계에 걸쳐 우한 방문 여부를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입국 희망자가 ‘후베이성에 다녀온 적이 없다’고만 하면 사실상 걸러낼 방법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중국 내 입국제한 대상 지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 전역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염 위험이 높은 상위 5개 성(저장성·광둥성·허난성·후난성·장쑤성)은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담화문을 통해 “이미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전체 발생자의 약 40%가 후베이성 외의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입국제한 대상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